[와이뉴스] ‘공정무역도시’ 재인증을 준비하는 수원시가 10일 사회적경제 영동센터에서 ‘2021 수원시 공정무역 포럼’을 열고, 공정무역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수원시 공정무역 도시 인증 경과보고’로 시작된 이날 포럼은 ‘수원시 공정무역협의회 활동 평가’, ‘2022년 공정무역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방안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수원시 공정무역협의회 회원과 양진하 수원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송성덕 수원시 지역경제과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공정무역 관련 교육을 지속해서 열어 시민들에게 공정무역을 알리고, 지지를 얻어야 한다”며 “공정무역 캠페인도 꾸준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정무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불공정 무역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부의 편중, 환경파괴, 노동력 착취, 인권침해 무역을 열고 관리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생산자에게 유리한 무역조건을 제공하는 무역 형태를 말한다.
수원시는 2019년 10월 ‘공정무역도시 추진’을 선언하고, 공정무역 마을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3월 ‘공정무역지원 조례’를 제정하며 공정무역도시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2020년 4월에는 민·관 협력기구인 ‘수원시공정무역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무역상품 판매처 70여 개소를 확보했다. 수원지역 10여 개 민간단체도 ‘수원공정무역협의회’를 구성에 공정무역 운동에 힘을 보탰다.
수원시는 2020년 10월 13일,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의 한국 인증기관인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로부터 국내 10번째 공정무역 도시로 인증받았다. 인증 기간은 2년이다.
‘공정무역마을 인증’은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공정무역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도시, 대학, 기업, 기관 등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난 10월에는 경기대학교 무역을 열고 관리 박물관, 수원시청소년재단 등 2개 기관의 ‘공정무역 실천기관’ 추진을 이끌었다. 지난 10월 29일 추진 선포식을 개최한 두 기관은 공정무역 인증을 준비해 내년 공정무역 실천기관 무역을 열고 관리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무역을 열고 관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현 국면을 타개하려 한다는 징후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 관리가 중국과의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언급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측 한 통상관리가 “중국과의 대화 협상이 진행돼왔고, 대화는 아마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중국이 “모든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온 만큼 이제는 협상과 협력의 시간이 됐다”며 보복관세 부과 방침 발표와 동시에 대화의 손을 내민 것에 대해 미국 역시 협상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주요 당국자들은 전날 이뤄진 중국산 수입품 고율 관세 부과품목 발표와 관련해 내달 11일까지 여론 수렴 기한인 점 등을 고려하고, 극적 타결이 이뤄질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언급된 미국 통상관리는 “우리는 중국이 그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을 원하고, 보다 시장 지향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검토 기간으로, 관세가 발효해 실제 시행되는 데 두어 달 걸릴 것”이라며 “우리에게 최상의 협상가들이 있어 매우 행운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를 일으킨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중국이다. 중국이 옳은 일을 하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이 수십 년간 자행해온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중단하는 쪽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중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강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측은 협상 결과에 따라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실제로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CNBC 방송을 통해 미·중간 무역전쟁이 “3차 대전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어떤 실제 전쟁 상황도 결국 협상으로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무역을 열고 관리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 상태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500억 달러(약 54조원) 상당의 대두, 자동차, 항공기(중형 비행기), 화공품(화학제품) 등 14개 종류,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전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핵심 산업 육성 프로젝트는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품목들에 대해 25% 관세 적용을 예고했다.
그러나 중국 매체 소후(搜狐·SOHU)에 따르면, “중국 정부도 리스트만 발표됐을 뿐 아직 관세 부과가 시행된 것 아니다”며 “이제 미국과 협상, 협력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고 말해 대화와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중 양측 모두 관세 시행일을 앞두고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USTR은 향후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달 15일 공청회를 거쳐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의 조치를 지켜본 후 결정할 계획이다.
무역을 열고 관리
(~2022-07-14 23:59:00 종료)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강민경 기자 =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일자가 12월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무역합의 12월로 연기될 수도 : 로이터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 무역합의가 12월로 미뤄질 수 있으며, 양국 정상의 회동 장소도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고위 관리는 "미중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합의 성사 가능성이 무산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합의 체결 장소와 시간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장소도 유럽 가능성 커져 : 이 미국 관리는 양국 정상의 회동 장소로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수십 곳이 거론됐지만, 스웨덴과 스위스 등 유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에서 가까운 알래스카 또는 농업주인 아이오와 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당초 양국 정상은 이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따로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으나 칠레가 자국 내 소요사태를 이유로 회의 개최를 취소해 회동 무역을 열고 관리 장소 변경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 관리는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조사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중국이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밀어붙일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 연기 소식에 증시는 소폭 하락 :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체결 시기가 다음달로 연기될 수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의료 관련주의 상승으로 일정 부분 상쇄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9포인트 떨어진 2만7491.34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05포인트(0.29%) 하락한 8410.6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S&P500은 2.12포인트(0.07%) 오른 3076.74를 기록했다.무역을 열고 관리
KTNET, 한국형 디지털무역시스템 수출 본격화…누계 890억원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대표 차영환)은 코로나19 등으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된 한국형 디지털무역시스템 수출을 본격화한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해외국가 업무처리방식이 비대면방식으로 전환되면서 한국형 디지털무역시스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디지털무역시스템은 KTNET이 국내 수출입 업계 무역 경쟁력 향상을 위해 외환·전자상거래·물류·통관 관련 절차를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한 시스템으로 1991년부터 현재까지 31년간 운영되고 있다.
라지즈 쿠드라토프 우즈베키스탄 투자무역부 제1차관(왼쪽 두 번째)과 차영환 KTNET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즈베키스탄 국가전자무역플랫폼 1단계 사업’인 ‘공공전자상거래플랫폼(Public e-Market Place)’ 구축과 2단계 ‘전자무역싱글윈도우(Paperless Trade Single Window)’ 구축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KTNET은 2019년에 수주한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공공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사업을 마무리하고 6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2020년에 수주한 파라과이 관세청의 전자통관시스템 사업도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KTNET은 올해 초 우즈베키스탄 국가표준 행정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4월에는 페루 정부가 발주한 마켓플레이스 및 무역ERP 고도화사업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다. 페루 정부 사업은 중소수출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해외 수입자에게 홍보하고 거래를 알선해주는 마켓플레이스 시스템과 중소무역업체에 클라우드 기반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사업이다.
KTNET은 또 이집트 전자조달시스템 개선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며 필리핀 정부와도 자유무여협정(FTA) 원산지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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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2022.02.16 2021.12.23 2021.09.02
차영환 KTNET 사장은 “KTNET은 30 여년 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카자흐스탄·몽골·페루 등 총 33개국에 걸쳐 약 890억원 규모 시스템을 수출해 IT 선도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왔다”며 “앞으로도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사업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결합해 디지털 플랫폼 수출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6월 1일로 창사 31주년을 맞는 KTNET은 무역·물류 업계를 대상으로 전자무역서비스를 제공해 무역업계 무역부대비용 절감에 기여 해왔다. UN은 2019년에 우리나라 디지털무역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들이 대기하고 있는 민원실 문을 열고 나오면 여느 항만의 장치장과 다르지 않다.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컨테이너 속 물건들이 손때 묻은 유모차나 침대·장롱 심지어 이 빠진 그릇 같은 세간이라는 점이다.
25년째 한국관세무역개발원 물류사업부문에서 일하고 있다는 김기봉(52)씨는 싸늘한 날씨에도 반팔 차림이다. 벌써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김씨는 관세청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컨테이너에서 이삿짐을 하나하나 꺼내 놓는 일을 한다. 김씨가 이삿짐을 풀어놓으면 세관원들이 과세 여부를 따지거나 혹여나 이삿짐에 섞여 있을 밀수품을 검사한다. 결국 김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삿짐을 쌌다 풀었다 하는 일을 한다.
개발원은 관세 행정지원을 목적으로 지난 64년 (사)한국관세협회로 설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통관을 기다리는 화물관리와 무역에 관한 통계와 연구사업이 주력분야다. 개발원의 관리대상 화물은 다양하다. 수출입화물은 물론 해외거주자 이사화물과 해외여행자의 휴대품까지도 이들 손을 거친다. 통관업무의 행정지원부터 보세물품이나 밀수품 보관과 처리도 개발원의 몫이다.
“이제는 포장상태만 봐도 순수한 이삿짐인지 밀수품인지 단번에 알 수 있어요. 요즘 밀수품에는 중국산 녹용이나 가짜 비아그라가 많아요.”
김씨와 함께 압수품보관 창고에 들어서니 스카치테이프로 꽁꽁 쌓인 자루와 종이박스가 천장까지 쌓여 있다. 밀반입된 중국산 녹용과 홍삼엑기스·백삼 등이라고 한다. 국산으로 속여 시중에 풀리면 약 10억원대를 호가하는 양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이삿짐 싸고 푸는 사람들
시곗바늘이 9시를 넘기자 컨테이너가 쌓인 장치장이 분주해졌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각지에서 온 이삿짐센터 트럭들이 몰려들었다. 여기에 지게차 여러 대가 컨테이너 사이를 오가며 짐을 내리느라 북새통이 따로 없다.
해외거주 기간이 짧은 유학생의 경우 이삿짐이 단출하다. 그래서 20피트짜리 한 개의 컨테이너 안에 적게는 20명 많게는 40명의 이삿짐이 들어간다. 이렇게 화주가 여럿인 컨테이너를 LCL(혼적화물)이라고 부르는데, 개발원 노동자들은 각각 화주들의 통관시점에 맞춰 컨테이너 속에서 이삿짐을 꺼내 분류한다.
김씨는 “그나마 성수기가 끝나서 요즘은 살 것 같다”며 땀을 훔쳤다. 방학이나 회기가 시작되는 1~2월과 7~8월에는 월 1천대가량의 컨테이너가 이곳으로 온다. 비성수기는 5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이삿짐을 옮기는 작업자 가운데 개발원 유니폼을 입은 직원보다 ‘○○익스프레스’ 마크를 단 물류회사 직원이 더 많다. 박주동(44) 공공노조 한국관세무역개발원지부장은 “인천세관 이사화물을 처리하는 제2지정장치장에 근무하는 개발원 직원은 총 12명”이라며 “그래도 총 4개의 인천세관 지정장치장 중에서는 인력이 가장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손은 딸리고 이사화물은 당일 화주의 현관 앞에 도착해야 하니, 가장 속이 타는 것은 물류업체다. 물류업체 직원들이 두 팔 걷고 거드는 이유다. 김기복씨는 “하루는 개발원 물류사업소장이 와서 ‘우리 직원들 도대체 어디 갔냐’며 호통을 친 적도 있다”며 “개발원 인력만으로 이사화물을 처리하면 1인당 컨테이너 2개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해가 저물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이곳에서 25명이 근무했지만 외환위기로 구조조정 한파를 거친 데다 2000년 이후부터는 자연감소분에 대한 인력충원마저 중단돼 인력난은 고질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비아그라인지, 나사못인지는 굴을 파 봐야 알지”
제2지정장치장에서 차로 5분 정도 이동하면 제3지정장치장이 나온다. 인천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화물 컨테이너에서 빼낸 물량 중 약 3%가량이 이곳에 모인다. 인천세관이 ‘관리대상 화물’로 분류하는 것들이다. 아무리 세관이라도 수입화물 모두를 검색할 수 없으니 샘플조사를 하는 것이다. 총기나 마약류처럼 국내로 반입이 금지된 위험화물부터 원산지표기를 하지 않은 농산물, 짝퉁 명품가방까지 국경을 통과해서는 안 되는 화물이 있는지 샅샅이 뒤진다.
이곳에 도착한 컨테이너들은 우선 통째로 엑스레이 촬영실로 직행한다. 그래서 적하품목과 다른 형태의 영상이 찍히면 실려 있는 짐들을 꺼내 검사한다. 정혜영(54) 제3지정장치장 과장의 손에는 방금 엑스레이 촬영을 마친 컨테이너의 영상사진이 들려 있다. 적하목록에는 의류로 표시돼 있는데, 안쪽에 실린 작은 상자는 유난히 시커멓게 찍혔다. 열어 보기 전에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엑스레이 촬영에서 까맣게 나오면 십중팔구 쇠붙이인데 간혹 금괴가 나올 때도 있어요.”
그가 컨테이너 문을 열고 지게차로 실린 화물을 내리자 옆에 있던 화주가 성을 낸다. 한시가 급하다고 성화를 부리는 화주는 세관원 대신 정 과장에게 온갖 분풀이를 했다.
보통 이 과정을 ‘개봉검사’라고 하는데 화주들이 가장 꺼려 하는 부분이다. 사실 개발원 노동자들도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보통 의심화물은 12미터(40피트) 컨테이너 가장 안쪽에 깊숙이 실려 있기 마련이다. 정육면체 컨테이너의 출구는 하나뿐이서 의심화물을 찾으려면 모든 짐을 다 꺼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굴을 판다’고 표현한다.
가죽 허리띠가 실려 있어 박스 한 개가 40킬로그램이 넘는다. 일일이 손으로 옮겨 내리는 데 땀이 비 오듯 흘려 내렸다. 문제의 화물을 꺼내 열어 보니 옷을 만드는 데 쓰는 금속부품들이다. 정 과장은 내린 짐을 다시 묵묵히 싣는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니까 힘들죠. 원단은 무게가 100킬로그램이 넘을 때도 있거든요. 그래도 어쩝니까. 비아그라인지 나사못인지는 굴을 파 봐야 아는데…. 세관원과 화주 사이에 끼인 우리들만 온갖 고생하고 무역을 열고 관리 욕은 욕대로 먹어요.”
일제 코끼리밥솥 있던 창고에는 중국산 짝퉁이 가득
제4지정장치장도 관리대상 화물을 취급한다. 압수품 창고에는 건고사리와 참나물이 들은 종이박스가 가득 쌓여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찍혀 있지만 중국산이어서 이곳으로 실려 왔다. 대두나 땅콩이 든 자루도 수백 포대에 달했다.
창고 한 구석에서는 비닐로 일일이 포장된 오리털파카를 무역을 열고 관리 꺼내 ‘MADE IN CHINA' 도장을 찍고 있다. 원산지 미표기로 압수한 물품들이다. 그 옆에 놓인 박스에는 루이비똥이나 샤넬이라고 표시된 가방과 지갑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내국인이 해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주문한 ‘짝퉁’들이 개발원 노동자들의 눈에 띈 것이다.
80년대만 해도 일제 코끼리밥솥이나 소니워크맨이 대부분이었던 압수품창고는 90년대 들어서부터 중국산 농산물과 짝퉁 명품가방에 자리를 내줬다. 23년을 이곳에서 일한 최창영(55)씨는 “세관창고를 열면 세월의 흐름이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거주자들의 이삿짐도 달라졌다. 2000년대 이전에는 외국주재원들이 무역을 열고 관리 타던 차를 국내로 들고 들어오는 경우 벤츠나 BMW가 주종을 이뤘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외제차는 줄고 제네시스나 아젤라(그랜저)·아반떼(오피러스) 같은 국산차가 훨씬 많다. 성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니 이왕이면 면세혜택이 있는 국산차를 구입하는 게 이득이라고 최씨가 귀띔했다.
124년 전 세워진 세관창고에는 보따리 무역상들의 눈물이
인천항 제2국제부두에는 중국 칭따오와 텐진·위하이항에서 출발한 여객선들이 하루 세 차례 들어온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입항한 배에서 내리는 승객들의 입국심사는 오후 3시가 넘어서도 끝날 줄을 몰랐다. 보따리 무역을 열고 관리 무역상들이 들고온 짐들을 일일이 열어 보는 통관절차에 대부분의 시간을 잡아먹었다. 오영자씨도 보따리 무역상이다. 그의 가방에서는 대두와 땅콩·참기름 등 온갖 식품들이 가득 들어 있다. 세관을 통과하려면 곡물은 품목당 5킬로그램, 총 45킬로그램을 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세관원들은 오씨의 가방에서 통관 허용기준보다 5킬로그램이 넘는 고추를 발견했다. ‘한 번만 무역을 열고 관리 봐 달라’고 사정하는 오씨와 ‘매일 오면서 이러면 안 된다’는 세관원이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개발원 유니폼을 입은 최영진(37)씨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고추 5킬로그램을 비닐에 담아 가져온다.
“보따리 무역상들은 스스로를 ‘밑바닥 인생’이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고약할 때가 많아요. 우리는 세관원이 시키는 대로 할 뿐인데 멱살 잡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쌍욕은 기본이고 칼을 꺼내서 위협하기도 해요.”
보따리 무역상들은 중국에서 사온 물건들을 싣고 스무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인천항에 도착하면 머무르는 시간은 2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여객항에 미리 나와 있는 수집상에게 물건을 넘기고 곧바로 중국으로 가는 배를 잡아탄다. 이렇게 팔린 고추는 1킬로그램당 3천~4천원을 무역을 열고 관리 받는데 보따리 무역상들에게 통관 심사대는 천당이냐, 지옥이냐를 가름하는 문이다. 그러니 세관원이 압수해 개발원 노동자들의 손에 넘겨지는 고추 5킬로그램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여행객들의 휴대품에서 압수한 물건들은 제1지정장치장으로 옮겨진다. 이곳은 우리나라 세관창고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무려 124년 전인 일제시대에 세워졌다. 곰팡이가 필 것 같은 창고에는 고추며, 참기름이며 수백개가 넘는 압수품이 반송되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반송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고추 3천만원어치를 수입하면 관세가 1억원 가까이 붙기 때문에 대부분 잃어버린 셈 친다. 최씨는 “농민보호를 위해 농산물 관세가 천정부지로 뛰면서 보따리 무역상들도 크게 줄었다”며 “압수된 농산품은 일부 공매에 붙여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소각처리된다”고 말했다.
“특혜 시비 전에 노동의 참모습 알아줬으면…”
개발원 노동자들에게 가장 힘든 점은 매년 국정감사마다 불거져 나오는 특혜시비다. 과거 개발원의 명칭은 ‘관우회’였다. 임원 가운데는 관세청 퇴직직원들도 일부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유길석(54) 개발원 이사는 “보시다시피 우리 직원들은 통관과정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며 “옛 명칭 탓인지 아직도 퇴직 관세공무원들 자리마련을 위한 이익단체 아니냐는 오해를 할 때가 많아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말 퇴직 공무원들이 독점해 오던 ‘밥그릇 챙기기’ 사업에 제동을 걸겠다며 개발원이 도맡아 하던 세관 지정장치장 관리업무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지부장은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영업용 창고가 세관 지정장치장이 될 경우 통관관리는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일부 영업용 창고와 화주 간의 유착으로 밀수 중고차 시중유통 등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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